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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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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여운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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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06-05 11:15

바닷가 장례식

 

- 이순태(진도군 조도면 대마도(大馬島) 보건진료소장)

 

아흔 여섯 해를 살았습니다

구십 년을 바닷가에서 살고

여섯 해를 요양원에서 살았습니다

 

요양원에서

바다가 몹시 그립다고 했더니

죽어야 돌아갈 수 있다고 해서

나는 죽었습니다

 

명지조개 눈뜨는 사월

명지조개 캐러 가고 싶어

나는 죽었습니다

 

죽어 가루가 되어 아들 품에 안겨

당신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아, 이제 살 것 같습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어제 저녁, 네번째 제사를 지냈습니다.

아버지는 늘 집에 가고싶다고 하셨습니다.

집에서 간병할 수 있는 형편이 안되니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훗날 저도 요양원에 갇히면 그러겠지요.

바다가 보고싶어 눈물 짓겠지요.

 

요양원에 봉사를 가보면

식사를 거부하는 분들이 더러 있습니다.

입을 열지 않으시고, 겨우 입안에 넣어드려도 뱉어내십니다.

하루빨리 바다로 산으로... 살던 곳으로 가고싶은 것일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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